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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s hobby

DRY-AGING BEEF_드라이에이징_56일간의 여정

by Joon's hobby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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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라이에이징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난 요리를 좋아한다. 음식을 만드는 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재미있어 보이는 거면 따라도 해보고 궁금증을 풀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요리를 전공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책이 있는데 'The food lab'이라는 책이다. 요리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다들 들어봤을 것이고 나처럼 구입해서 읽어본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정말 흥미롭다. 아니 여하튼 책 리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이 책에서 내가 꽂혔던 드라이에이징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드라이에이징 말 그대로 건조 숙성을 시킨다는 뜻이다.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굳이 그냥 먹어도 맛있는 소고기를 왜 건조시켜서 먹냐?"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분을 감소시켜서 맛을 농축시킨다가 포인트다. 원리는 고기에 자연적으로 들어있는 효소가 질긴 근섬유와 일부 조직을 분해하면서 부드러워지고 맛도 농축된다는 거다. 또한 맛 변화는 여러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데 박테리아나 효소들이 지방이나 유사 지방 분자들을 산화시키면서 진한 소고기 맛, 치즈 맛이 생겨난다고 한다.

 

책에서는 14일까지 즉 2주 동안 숙성시키면 별다른 맛을 확인하기 힘들다고 했다.

2주~4주 차(14~28일) 될 때는 스테이크가 부드러워지고 아직 맛에 변화는 없다고 한다.

28~45일 주차에는 퀴퀴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고기가 촉촉하고 육즙이 많다고 한다.

45일 이상부터는 강렬한 맛이 생겨난다고 한다.

 

책에서 이 내용을 읽었을 때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유튜브도 찾아봤다. 이때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드라이에이징을 했었고 여러 정보와 자료들이 많이 있었다.

 

드라이에이징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

온도, 습도, 공기 순환인 거 같다.

 

1. 온도- 0~5°c 를 맞춰줘야 한다. 이유는 5~60°c에서 대부분의 병원균 증식이 활발하다. 5도 이하 60도 이상에서는 멈추거나 느려진다. 그래서 드라이에이징 할 때 냉장고를 쓰는 이유다.

 

2. 습도- 30~80%의 습도만 유지해 주면 된다. 너무 건조하면 말라서 못 먹는 부분이 많아지고, 너무 습하면 곰팡이나 균들이 살기 좋다고 한다.

 

3. 공기 순환- 대류식 오븐처럼 공기 순환을 시킴으로써 냉장고 안의 온도와 습도를 전체적으로 같게 맞춰주고 건조를 촉진시키고 골고루 숙성시키기 위해서이다.

세팅한 사진

그래서 나는 일단 0~5도의 온도를 맞춰주기 위해 냉장고를 구입하기로 했다.쇼케이스를 구입했는데 당근 마켓에서 6만 원 정도 저렴하게 팔길래 구입을 했다.

쇼케이스를 구입한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다.

1. 숙성시킬 때 냄새가 날 수 있어서

2. 말라가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3. 온습도를 정확하게 체크하기 위해서

 

숯, 물

습도와 냄새제거를 위해서 을 하나 구입했다. 통에 물을 받아서 넣어 주었다.

 

USB 팬

그리고 공기를 순환시켜줄 usb에 꽂아 쓰는 을 구입했다.(차가운 온도랑 습도를 이겨낼 수 있고 조용한 걸로 구입했다.)

 

온습도계

그리고 온도랑 습도를 나타내줄 온습도계도 구입을 했는데 예전에 쓰던 게 있어서 좀 더 정확성을 위해 2개를 넣어 주었다.

 

2019.11.16 (1일차)

이때가 아직 학생이라 고기는 비싼 고기 말고 저렴한 트레이더스 오이스터 블레이드로 하였다. 핏기와 물기는 제거해 주고 트리밍은 따로 해주지 않았다. 어차피 나중에 굳으면 잘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뼈가 붙어있는 갈비 부위를 추천해 주었다. 왜냐하면 어차피 잘라 버릴 거 로스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트레이더스랑 코스트코에는 그런 갈비를 팔지 않아서 비교적 저렴한 오이스터 블레이드(부채살) 을 골랐다.

 

다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되는 과정을 감상하겠다.

2019.11.17 (2일차)
2019.11.18 (3일차)
2019.11.19 (4일차)
2019.11.21 (6일차)
2019.11.26 (11일차)
2019.11.28 (13일차)
2019.11.30 (15일차)
2019.12.01 (16일차)
2019.12.24 (39일차)
2019.12.24 (39일차)

약간 흰색들이 뭉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거는 곰팡이가 아니라 지방이 굳은 거 같았다.

 

2020.01.06 (52일차)
2020.01.06 (52일차)
2020.01.06 (52일차)
2020.01.10 (56일차)
2020.01.10 (56일차)
2020.01.10 (56일차)
2020.01.10 (56일차)
2020.01.10 (56일차)_트리밍 후

 

총평

숯과 물을 같이 넣어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넣어두었던 물이 증발하면서 성애가 많이 끼었다. 그리고 고기안의 수분이 계속 증발하기도 하고 문을 열면 습기가 또 차서 굳이 물을 넣지 않아도 작은 쇼케이스의 습도는 30~80%가 계속 유지되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물을 빼고 숯만 넣어서 사용하였다.

 

여러 사람들과 고기를 나누어 먹었다. 56일 거의 60일에 가까운 숙성을 하였고 트리밍하니 은근히 버리는 게 많아서 좀 마음이 아팠다. 마른 부분은 강아지들 간식으로 주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 집에 강아지가 없어서 그냥 다 버렸다. 여하튼 사람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이러하다.

 

  • '고기가 결대로 잘라지는 걸 느꼈다.'
  • '치즈향과 특유의 향이 났다. 하지만 책에서처럼 좀 역할 정돈 아니었다.'
  • '부드럽다고 했는데 부드러운지는 잘 모르겠다. 고기를 익히는 정도에 따라 다르니깐.'
  • '고기 자체가 좀 단단한 느낌이 있어서 일반 고기 굽는 거처럼 구우면 안 되고 미디움 정도 먹고 싶으면 일반 고기를 미디움 레어 정도로 익힌다는 마음으로 익히면 될 거 같다.'
  • '익혀 먹는 것보다는 생으로 먹는 게 좀 더 향이 강했다.'
  • '지방 주변의 향이 엄청 셌다.'
  • '맛있다'
  • '많이 먹으면 물린다.'

 

이 정도인 것 같다. 내 생각 또한 그들과 비슷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보면 마치 드라이에이징이 힘든 것처럼 말하는데 온도와 습도만 중간중간 체크해 주고 최대한 냉장고를 열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집에서 한 번씩 드라이에이징을 해보길 바란다. 처음 할 때 많은 양을 하기 때문에 지인들과 나눌 수도 있고 좋은 경험이 될 거 같다.

 

마지막으로 과제로 만들었던 드라이에이징 영상을 보고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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